“관세 전쟁 직격탄”…LA 항만 물동량 급감, 한인 업계도 타격
서부 최대 무역항인 LA-롱비치 항만 복합단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로 인해 항만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글로벌 무역 중심지인 LA 경제에도 직격탄이 예상된다고 LA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LA항만청의 진 세로카 청장은 “화물량이 올해 10% 감소할 수 있다”며 “컨테이너 수가 줄어들면 일자리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LA-롱비치 항만 복합단지는 국내 전체 컨테이너 수출입의 약 3분의 1을 처리하며, LA지역 경제의 핵심 동력인 무역과 물류 산업의 중심지다. 지난해 말부터 관세 시행 전 재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항만 물동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이후 급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물류 업계는 전했다. MKC통관사(MKC Customs brokers)를 운영하는 마이클 최 한미관세무역연구포럼(KACTS) 회장은 “관세 폭탄을 피하려는 수입업체들이 서둘러 물량을 늘리면서 지난 2~3주 물동량이 급증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협상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일부 수입업체들이 생산지에서 선적을 기다리며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인 물류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과 비교하면 물동량이 20% 감소했다. 실제로 상호관세 발표 전후 수입 업체들의 물량 주문 취소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데믹 이후 부산에서 LA항까지 컨테이너당 2만 달러까지 치솟던 가격이 물동량이 줄면서 일부 선사가 배를 채우기 위해 컨테이너당 1000달러까지 가격을 내린 상태다. 그만큼 컨테이너 수가 줄은 것이다. 해마다 4월부터 7월까지는 물동량 증가 시기로 컨테이너당 평균 2000달러 중반인데 지금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상일 NGL 트랜스포테이션 대표는 “수입 업체들이 이미 관세 부과를 예상하고 주문량을 늘려 현재 창고에 상품이 가득 차 있는 상태다. 이 재고 소진 시기에 따라 물동량도 변화할 것으로 본다”며 “재고가 소진되면 관세를 내고도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 가격 상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10%의 일괄 관세를 부과했으며, 한국(25%), 일본(24%), 중국(34%) 등 주요 아시아 교역국에 대해 더 높은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LA-롱비치 항만을 통해 들어오는 가전제품, 건자재, 철강, 가구 등의 수입품 대부분이 고율 관세 대상이다. 이에 따라 LA지역의 수출입 시스템과 제조업, 소비자 물가까지 전방위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관세는 해외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는 많은 LA제조업체에도 큰 부담이 된다. LA다운타운 자바시장 일부 한인 업체는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생산지를 베트남, 인도 등으로 옮겼지만, 이번 상호관세 대상에 이들 국가도 포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내 제조업 투자 확대를 통한 장기적 이득을 주장하지만, 물가 상승과 소비자 부담은 즉각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장난감, 전자제품, 신발, 가전 등 생활필수품 가격이 최대 50%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최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중국에 평균 17.5% 관세를 부과했지만 소비자 물가 영향은 4% 수준이었다”며 “한국 관세가 25% 부과되어도 수입, 유통, 소매를 거치며 흡수해 관세율이 소비자 가격에 그대로 전가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영 기자물동량 관세 상호관세 발표 항만 물동량 대규모 관세